퇴사 메일

퇴사를 하였다.

그만해야겠다.생각했다

 

별별 일이 다 있었고, 많은 얘기들이 오고 갔고,

결국. 그만둔다는 말을 내 뱉고 말았다.

물론, 이직은 결정해놓고.

 

퇴근 후 열심히 면접을 보러 다녔고,

다행히 한 곳에서 나를 불러주었다. 입사하기 전 계약서를 미리 썼고, 그날 퇴사 의사를 밝혔다.

 

잡지도 않았고, 잡힐 생각도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할 때까지 주기적으로 뒤통수를 맞았다.

싸우고 싶었으나 싸우기도 귀찮았고,

퇴사의 이유가 동료 직원은 아니었기에,

마지막으로 남긴 퇴사 메일.

 

좋게 나가자/엿 쳐먹어라 두가지 버전의 메일이 있었지만

더 이상 싸우기도 귀찮아 보낸 좋게나가자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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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ㅇㅇㅇ팀 ㅇㅇㅇ 입니다.

2017년 ㅇㅇ월 ㅇㅇ일 업무를 마무리하며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모든 분들을 일일이 찾아가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나
서면으로 대신하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스스로 포기하고 주저 앉을 때마다 손 잡아 일으켜주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덕분에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보람과 성취감, 그리고 동료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생활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으로, 질타가 아닌 방향성 설정으로 진심 어린 애정을 담아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격려를 해주신 모든 분들의 마음을 알기에 포기할 수 없었고, 업무를 하나씩 마무리 할 때마다 한 걸음 더 성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에 출퇴근할 수 있게 해주셔서 모두들 참 많이 감사합니다.

조금 더, 함께하고 싶었으나
조금 더, 도와드리고 싶었으나
조금 더, 얘기하고 싶었으나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떠나는 발걸음은 무겁지만 “어느 길을 선택해도 후회할 수 있다는 말은, 어느 길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는 말을 믿으며, 저는 다시 새로운 길에 서고자 합니다.

인생하처불상봉(人生何處不相逢), 인생은 어느 곳에서든지 만나게 되지 않으리.
만나야 할 사람은 다시 만난다는 말을 믿습니다.
꼭 그렇지 않더라고 우리는 이 생에서 한번은 만났으니 만족합니다.
그래도 언제든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겠습니다.

언제나 ㅇㅇㅇ 여러분들의 꿈과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가시는 걸음 걸음 꽃 향기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ㅇㅇㅇ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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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봐도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글,

퇴사하기 싫었다. 오래오래 좋은 동료와 함께 즐겁게 일하고 싶었으나

나에 대한 오해와 윗대가리들의 인성이 만들어낸 콜라보는 정말이지 ...

 

메일을 보낸 날,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고 사장놈한테 연락이 왔다.

나가는 데 이렇게 좋게 글을 남긴 사람을 처음이라며,

퇴사하는 데 이렇게 좋게 써줄 수 있냐며 존경한다며 다시봤고, 언제든 연락하라고.

퇴사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데 이제와서 ....

 

첫 회사를 퇴사했다. 처음으로 이직했다. 

떠나서 아쉽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잘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