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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것 없다고 생각했는데 직장인이 되어있었다

 

"장그래씨는 내가 믿고 살아 온 정의가 아닙니다"

 

미생 장백기, 태어나서부터 원인터내셔널에 입사하기 전까지 칭찬만 받으며 살아왔지만

원인터내셔널 부서배치를 받자마자 업무 근처에도 가지못하고 배추 숨죽이기를 당한다.

 

장백기가 하는 행동은 신입들이 하는 많은 실수 중 하나이다.

 

1. 패기와 열정은 회사 분위기 봐서

 

회사에 들어와서 해야하는 일 중 가장 첫번째는 업무가 아니다. 바로, 회사 분위기 파악이다.

누가 누구랑 친한지, 저 사람은 어떤 직책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업무를 보고할 때는 누구한테 먼저 해야하는 지, ㅇㅇ 과장님께 업무요청 할 때는 메일을 보내는게 좋은지, 직접 말하는게 좋은지

(사람마다 업무요청 받을 때 편하게 생각하는 방식이 있더라)

 

첫 회사에서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사회생활을 배웠다.  

 

외근을 나갈 때 자료, 명함은 기본이요 건물 위치, 담당자 전화번호, 미팅룸 위치, 주차장 여부, 날씨도 기본이니라~

신입사원 때는 고작 외근 나갔다 오는데 왜 이렇게 챙길 것이 많던지 생각했다.

 

(상사와 외근 나갈때 마다 비가 왔고 농담으로 외근 날짜 왜 이렇게 잡았냐며 상사와 투닥투닥

내 잘못이 아니라며, 과장님이 잡으라 하시지 않았냐며 ㅋㅋㅋ )

 

그렇게 먼저 분위기를 파악하면 업무를 진행할 때 알게 된다.

내가 진행하고 있는 업무가 회사에서 판단할 때 옳은건지, 옳지 않은건지.

스스로 판단하면 안된다. 내가 옳다 생각해도, 회사에서는 옳지 않을 수 있으니까.

예산부족 등 정말 옳지 않아서 옳지 않다 말할 수도 있고, 납득 되지 않는 이유로 옳지 않다 말할 수도 있고.

어쨌든, 회사에서 옳지 않다고 말하면 멈춰야 한다. 

나에게 돈을 주는 곳은 회사니까.

회사가 옳다고 말하는 업무로 바꿔야하는 것이다.

 

판단하지 못할 때는 사수 등 윗사람에게 물어보고 진행해야한다.

그 사람은 나의 업무 뿐 아니라 업무를 판단하는 윗 사람의 업무 능력과 성품과 인성과

더 자세히 들어가면 집안 사정까지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기분 좋으면 통과, 기분 나쁘면 통과가 안되는 애매한 업무를 통과시켜준다

(ㅇㅇ씨 지금 보고하면 안돼요! 부장님 내일 ㅇㅇ때문에 바빠서 대충 볼테니까 내일이나 보고하세요)

 

2. 불만은 속으로만

 

ㅇㅇ씨 불편한점 없어요? 라는 말에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더라고 말하면

신입 주제에 불만만 많은 사람이 되더라.

회사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 조차 내지 않은 신입이 불만부터 말한다?

그냥 불만 많은 사람이다.

시간이 흘러 본인이 스스로 업무를 판단할 수 있을떄,

이건 이래저래서 어려울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해도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뒷말이 돌지도 모른다.

 

불만이 있다면 삼켜야 한다. 특히 신입 때는

주위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고 말해줄 때 까지. 정말 잘못됐다면 부당하다면 이미 옆 사람들도 다 알고 있고

이슈가 발생했을 때 방패막이가 되어주진 않을 지라도 공격은 하지 않을 거다.

 

3. 칼퇴는 해야지

 

1번에 말한 분위기 파악을 해야겠지만 본인 일이 없는 데 눈치보며 앉아있진 않았으면

회사 전체가 8시에 퇴근하는데 6시 땡 치고 나가는 건 ㄴㄴ

알아서 퇴근하고, 퇴근하는데 자연스럽게 안녕히 가세요 수고하셨습니다! 하는 회사라면 칼퇴는 해야지.

내일 끝났는데 눈치보며 앉아있을 필요 있나

해맑게 "내일뵙겠습니다^ㅇ^",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ㅇ^"

어느날 간만에 야근한다고 8시까지 남아있을 때 "어? 왜 안들어가셨어요?" 소리 나올 수 있도록 아자! 아자!

 

4. 아픈 사람인갑다 ~

 

분명히 회사에 싫은 사람이 있을테고, 마음에 안드는 사람이 있을거다.

싸우면 안된다. 불만을 표시해도 안되고 티나게 싫어하는 티를 내도 안된다.

그럴땐, 마음을 고쳐먹어야한다. 이 사람은 아프다. 아픈 사람이다.

내가 잘 돌봐줘야한다. 그래야하느니라. 아픈 사람이니 더 따뜻하고, 좋게 대해주자.

아픈사람한테 화 내서 무엇하리. 내 마음이라도 편해지자구.

 

무턱대소 싸웠는데 평소에 인맥관리가 철저한 사람이었다면,

그 사람이 본인한테만 지랄한 거였다면, 결국 독박쓰는 건 본인.

수습기간 끝나기도 전에 내쳐질 수 있다.

수습기간이란 기존 직원들과 얼마나 어울릴 수 있느냐를 평가하는 시기이기도 하니까.

특히, 신입이라면 납작 엎드려야한다.

기존 직원과 들어온지 얼마 안된 신입, 회사는 익숙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기존 직원을 선택한다.

누가 잘못했는지는 상관없다.

 


 

첫 회사에서 배운 것 없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나도 직장인이 되어있었다.

이직 후 나대지 않고 회사 분위기부터 파악하고 있고, 그 어떠한 불만도 말하지 않으며

마음에 안드는 사람이 있으면 아픈가보다 생각하고 오히려 더 잘해준다.

칼퇴는 못한다. 회사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ㅡㅡ

 

씁쓸한 직장인이 되었지만, 트러블고 없고 평판도 나쁘지 않고 (좋지도 않은듯) 잘 적응하고 있다.

이 사소한 걸 챙겨서 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까 했는데 엄청 도움이 되더라.

그래도 가끔은 신입 때 풋풋하고 정신없이 해맑았던 내 모습이 조금 그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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